CATL(宁德时代新能源科技股份有限公司)은 2011년에 설립된 중국 배터리 1위 업체다. 전신이었던 ATL(新能源科技有限公司)은 전세계 최고의 리튬 이온 배터리 생산업체였으며 고품질 충전식 리튬 이온 배터리의 셀, 패키징, 시스템 통합 면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했다.

CATL 재무보고서를 보면 이 기업의 작년(2018) 영업이익은 총 296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08%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배터리 업계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동력 배터리 업계로 많은 기업들이 몰려들었는데, 그 가운데 CATL 기업이 빠른 시간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바로 기술에 많은 돈을 투자한것과 중국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최근 이 두가지 모두 문제가 발생했다.

우선 기술에 있어서 CATL는 연속성이 높은 삼원계 리튬 배터리에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더 높은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를 갖춘 고체배터리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고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삼원계 리튬 배터리의 2배 이상이다.

현재 동력 배터리 업계의 기업들은 고체배터리에 많은 힘을 싣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 도요타, 닛산, 파나소닉 등 기업들의 고체 배터리의 개발을 전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고체 배터리 기술이 성숙해지면, CATL의 삼원계 리튬 배터리는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지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CATL의 기술은 중국의 다른 기업들이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우위에 있다. 가장 큰 위협은 해외 기업들이었는데 중국 정책이 많은 도움이 됐었다. 중국 공신부(공업신식화부)의 신에너지차 동력 배터리 ”화이트 리스트”에서 외국 기업의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신부가 2019년 6월 21일부터 <<자동차 동력 축전지 업계 기준>>을 폐지한다고 하면서 업계에 4년간 존재했던 신에너지차 동력 배터리의 ”화이트 리스트”가 사실상 취소됐다.

이는 중국의 동력 배터리 시장을 완전히 개방한 것으로, 한국과 일본의 동력 배터리 기업들은 바로 경쟁에 참여하며 시장 판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기술과 정책적 우위를 잃으면, CATL은 더이상 발전할 수 없는 것인가?

CATL은 이미 이를 예상하고 조치를 취해뒀다. CATL은 정부 정책이 아직 유효할때, 자동차 기업들과 합자하여 공장을 건설하거나, 지분 투자의 형식으로 배터리가 사용되는 자동차회사들을 인수해갔다. 지난 1년간, CATL은 상하이 자동차 그룹, 광저우 자동차 그룹, 지리 자동차 그룹, 둥펑과 같은 자체 브랜드와 합자 회사를 만들었고, 베이징 신에너지차, 장안, 위통, 화천바오마, 다종, 다임러 AG와 같은 자동차 기업과 귀속 협약을 맺었다.

보조금 정책이 사라지면 해외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질것을 미리 대비해 고객군인 자동차 업체에미리 투자해 지분을 사놓은 것이다.

고체 베터리 등 새로운 기술의 위협에 대해서도 CATL은 투자하는 카드를 꺼냈다. 배터리업계도 광업이라는 ‘업스트립’업계가 존재하는데 배터리 원가가 광산물 가격의 제약을 받는다. 삼원계 리튬 배터리의 경우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등 광산물 가격이 큰 영향을 끼친다.

올해 9월 CATL은 5500만 호주달러를 호주의 리튬 광자원 기업인 Pilbara에 투자하며 최대주주가 되었다. 리튬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고 하며, 기술이 더 이상 우위가 아닐 때 원가를 우위로서 확실히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즉, 다운스트림에서는 많은 자동차 기업들을 자본으로 묶었고 업스트림에서는 광산에 대한 투자로 우위를 얻었다.

중국 정부 정책으로 이제서야 본격적 경쟁의 레이스로 들어가려는 한국 기업들은 이제 어떤 전략을 내야 할까. 고민이 많아진다.